“어머니, 혹시 비밀번호 바꾸셨어요? 집에 안계세요? 문이 안열려요.”
“이제 그집엔 다른 사람이 살어.”
“네?”
아들의 황당한 물음과 동시에, 전화기 너머로 띠리링 하고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누구세요?”
“아니…누구세요? 여기 저희집인데요?”
“무슨소리세요. 저 여기 계약하고 들어온 사람인데요.”
아들과 세입자의 대화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머니. 이게 다 무슨 소리에요? 어떤 남자가…저희 집에서 나와서 이상한 말을 하는데요?”
“이상한 말이라니. 아까 말했잖어. 이제 그 집엔 다른 사람이 산다고. 월세로 내놨고, 나온 사람은 세입자야.”
“뭐라고요? 그러면… 어머니는 어디계세요? 저희는요? 아니, 저희 짐은 다 어쩌셨어요?”
“너희 속셈을 내가 모를줄 알았니?”
“아니 무슨 말씀 하시는거에요? 무슨 속셈이요.”
“나 요양원 보내고, 이집도 뺏고 오피스텔도 다 팔아버릴 생각이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