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에게.
산아, 산이야.
아직도 길에서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알아봐줘서 너무 고맙고, 마음이 참 뿌듯해.
요즘 넌 살도 오르고, 웃는 표정도 많아졌고,
산책 다니는 모습 종종 볼 때마다
신나서 주인이랑 뛰어가는 네 뒷모습을 한참 쳐다보게 된다.
처음 길에서 널 만났을때 둘이 마주보다가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뒤로 돌아서 멀리 천천히 걸어가던 뒷모습,
산책하는 다른 강아지들에게 혼자 다가가던 뒷모습,
사람들이 붙잡으려 하니까 도망치던 모습,
공원에서 혼자 쪼그려 자던 얼굴,
마지막엔 쓰러져 있다고 올라온 사진들
다 선명히 기억나는데.
지금 넌 그런건 다 잊었고 괜찮다는 듯이
신이 나서 주인이랑 뚱당뚱당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기만해도 막 내가 다 행복해
너 덕분에 누군가를 위해 보내주는 사랑도 배울 수 있었고,
웃을 일도 많아졌고, 위로도 참 많이 받았어.
오래오래 건강하게,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자, 산아.
내가 너의 영원한 안식처가 되주지못해서 미안하고,
늘 고마워.
💌
처음 도움의 손길을 내어준 혜림님
함께 구조하러 가주신 지연님과 아영님
산이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던 시기에
방 한 켠을 내어주신 첫 임보자 지혜님
산책 많이 도와주셨던 아영님, 애순님
중성화 수술비, 사료 모금, 입양 홍보 등 함께 힘써주신
산이 구조 단톡방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산이의 찐보호자가 되어주신 가족분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