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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건축답사] 시부야 미야시타 파크 | 도시를 품고 있는 저층형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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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건축 #지식 #미야시타파크 #시부야쇼핑몰 안녕하세요. 건축을 주제로 처음 인사드립니다. 건축 이론을 공부했고, 일본으로 건너와 건축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있는 콩가루장입니다. 오늘은 올림픽 개최에 맞춰 오픈을 예정했던 (2020년6월 오픈 예정/ 2020년 7월 오픈) 시부야의 뉴페이스, 도쿄 미드타운 미츠이 부동산과 닛켄 세케이의 야심작, 미야시타 파크 쇼핑몰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미야시타 파크는 지하 2층, 지상 3층의 상업시설과 호텔, 주차장이 일체화된 ‘저층형 복합시설’입니다. 처음에 이 곳은 오픈 전부터 스트릿트 대부 Fragment(프라그먼트)의 히로시 후지와라와 스타벅스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그런데 저는 스타벅스 그 자체보다 시부야 역에서부터 미야시타 파크 스타벅스를 찾아가는 그 풍경이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이 쇼핑몰은 기존 쇼핑몰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는데요, ‘총 길이 330m, 연면적 4만6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대형 복합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을 걸으면 도시를 산책하고 있다는 느낌’ 을 줍니다. 보통 쇼핑몰의 이미지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이렇게 중심이 되는 높은 천장의 밝은 공간과 그 곳을 향하고 있는 수많은 상점들의 집/합/이 떠오르실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쇼핑몰 중에서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여의도 IFC몰 등이 있겠네요. 사실 이런 공간구성과 배치는 19세기 중반(1852년) 세계 최초의 백화점인 파리의 ‘봉마르쉐(Bon Marché)’에서부터 드러납니다. 백화점이란 시설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백(百) :백가지,/어마무시한 숫자의 /화貨: 진귀한 물건을/ 점店: 한 곳에 모아놓고 파는 상점입니다. 백화점이라는 상업시설이 처음 태어난 시대에는 항해술이 발달하여 여러 서구 열강들이 세계 곳곳을 점령하던 제국주의가 팽배하던 시대입니다. 이 당시에는 전 세계의 진귀한 물건을 한 곳에 모아 놓고 보는 만국박람회, 이 지식을 한 곳에 모은 책, 백과사전 등이 유행했습니다. 백화점도 이와 결을 같이하지요. 그래서 다시 파리 봉마르쉐의 사진을 보면 으리으리한 계단과 홀, 그 중심으로 펼쳐진 물건들 혹은 상점들이 한눈에 들어와 ‘ 아 내가 새로운 세계에 서 있구나’ 라는 환상을 심어주게 됩니다. 이러다보니, 백화점은 신세계의 신비로운 물건들로 이루어진 세계의 환상을 깨지 않기 위해 현실 세계인 외부와 철저히 단절시키려고 했습니다. 단편적인 예로 백화점은 현실세계를 자각할 수 있는 시계를 찾아보기 힘들죠. 하지만 미야시타 파크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큰 뻥 뚫린 공간은 건물 정중앙부에 위치한 큰 계단과 그 주변인데 여기를 채우고 있는 것은 물건이나 상점이 아닌 ‘도시의 모습’입니다. (영상 찾기) 기차도 지나가고, 밑에 횡단보도도 계단 밑으로 슬쩍슬쩍 보이고, 시부야의 분주한 모습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히려 상점들은 이 곳에서 한발짝 물러나있죠. 상점들은 전지적 관점에서 한눈에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발로 걸어다녀야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파는지 확인 가능합니다. 마치 우리가 길거리에서 상점들을 구경하는 것과 같죠. 이는 건물 자체가 총길이 330m의 길다란 선형구조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길을 따라 계속 걷게 하는 쇼핑몰? 그거 원래 있던 쇼핑몰 타입 아니야? 그게 뭐가 특별해? 라고 반문을 갖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는 인사동에 위치한 최문규 건축가의 쌈지길, 일본에는 안도 타다오의 오모테산도 힐즈가 있습니다. 하나의 길을 따라 쇼핑하는 경험을 만든다는 것은 미야시타 파크와 비슷해보이지만 오모테산도의 경우 일단 건물 밖을 향하는 창문이 전혀 존재하지 않죠. 일단 내부에 들어가면 밖과 관계가 없어지는 비교적 폐쇄적인 건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쌈지길 같은 경우에는 복도를 따라 걸으며 인사동을 조망할 수 있어 시각적으로 연결되지만 길거리에 연결되는 주출입구는 하나입니다. ‘나 쌈지길에 들어가겠어!’ 하고 마음 먹은 사람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반면 미야시타 파크는 기존의 북적이는 도시와 엮겠다는 생각이 좀 더 적극적입니다. 이 곳 근처에 원래부터 있던 육교는 2층레벨에서 쇼핑몰과 바로 이어집니다. 또한 도로 레벨에서 2층으로 바로 연결되는 지점 또한 8개로 많고 눈에도 잘 띄는 편입니다. 총 에스컬레이터 24대와 엘리베이터 7대가 옥상에 있는 미야시타 공원으로 연결됩니다. 개발자들은 시부야 길거리를 지나다가 자연스럽게 쓰윽 쓰윽 들어오기를 원했겠죠. 실제 개발을 진행했던 미츠이 부동산의 오픈 당시 공식 보도 자료에서 ‘새로운 보행자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사람들은 굳이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잠깐 이 곳의 계단이나 복도에 놓여진 가구에 편하게 앉아 잠깐 쉬기도 하는 등 길거리의 연장 혹은 공원처럼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가 이 영상을 촬영하던 시점은 금요일 저녁입니다. 원래 이 쇼핑몰은 11시까지 운영되나 도쿄의 긴급사태 선언으로 인해 8시에 닫고 있었는데요, 쇼핑몰이 닫은 시간에도 일부 복도나 계단 등은 자유롭게 이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도시와의 접점을 극대화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를 동선에 포켓형식으로 분산해 놓았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보통의 경우 영등포 타임스퀘어처럼 중심이 되는 로비 공간에서 수많은 상점이 둘러싸인 배경으로 이벤트가 열리곤 합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이벤트 공간은 도시와 바로 연결되는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옆 2층에 5개로 나눠져 심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가장 위층은 옥상 공원으로 프로젝트 이름인 ‘파크’에 걸맞게 힘을 많이 준 주인공이 되는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아까 초입에 보여드렸던 스타벅스가 놓인 곳으로 유명합니다. 1,000 m2에 달하는 잔디광장은 주말에 푸드 트럭이 와서 피크닉을 하는 장소로 이용하도기도 하구요. 남쪽으로는 모래가 깔린 다목적 코트, 등반 벽, 스케이트 보드 공원이 있습니다. 사실 이 운동시설들은 원래 쇼핑몰이 개발되기 전에 이곳에 존재했던 도시의 기억들을 재배치한 것입니다. 미야시타 공원은 1930년대에 만들어져 시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 자주 애용했던 공원이라고 합니다. 또한 스케이트 보드 타는 곳도 있어서 보더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부야 구에서는 점점 이 곳에 늘어나는 노숙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고 노숙자 철거를 위해 나이키 파크를 도입하려는 시도를 하는 등 잡음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 후반/ Atelier Bow-Wow에 의해 기존의 공원은 재개발이 되었습니다. 그때 스케이트 보드 공원과 암벽등반 벽이 이곳에 재정비되었습니다. 이곳은 24시간 시민들에게 개방된 곳이 아니라 관리되는 공공재입니다. 미츠이 부동산과 SEIBU 조경 주식회사로 구성된 지정 관리자가 녹지나 각 설비의 유지관리, 이벤트의 기획·유치라고 하는 토털 매니지먼트를 담당합니다. 이로써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공원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고, 이곳은 다양한 이벤트로 넘쳐나게 될 것입니다. 콩가루장이 보기에 미야시타 파크는 기존의 도시의 기억에 현재 도시의 모습과 사람들을 사이사이 끼어 길로 엮은 저층형 복합시설의 새로운 성공작이라 봅니다. 제가 이번 비디오에서 어떠한 상점이 입점했는지 다루진 않았지만 일본에 첫 상륙하는 브랜드나 새로운 형태의 플래그십 스토어도 많으니, 도쿄에 놀러 오신다면 방문 추천드립니다. 또한 private과 public, 도시와의 관계를 고민하고 있는 건축학도에게 훌륭한 레퍼런스로 추천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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