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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김장 직접 하세요?”
“그래, 지수는 처음 알았겠구나. 지훈이 외가 쪽 식구들은 매 년 모여서 김장 같이 하고 나눠 가져간다.”
“오, 그래요? 그런 좋은 날엔 당연히 저도 가야겠네요. 언제 해요?”
“너까지? 오면 괜히 고생이나 하니까 지훈이 얘만 보내도 돼.”
“에이, 어떻게 그래요. 그럼 그 많은 친척 분들 다시 모이신다는 건데, 저도 가고 싶어요!”
“그럴래? 그럼 몸 힘들 때는 적당히 빠져서 쉬고 그래야 해. 김장 그게 보통 일이 아니다.”
저희 집은 워낙 서로 돈독하고 교류도 많아 복작복작하게 지내는 편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저도 새아가한테 부담이 될까 싶어 굳이 얘기도 꺼내지 않았었죠.
그런데 아들을 통해 우리 집안이 김장을 어떻게 하는지 전해 들은 며느리는 김장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며 꼭 함께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뭣 모르고 하는 소리겠거니 하고 함께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당연히 그럴 생각이었다며 함께 가주더군요.
저에겐 아주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우리 가족들의 모임에, 며느리도 가족 구성원의 한 사람이 되어 함께 잘 어울려준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머님. 오늘 저희 집에서 하루 주무시고 가실래요?”
“니들 피곤할 텐데 쉬어야지.”
“아니에요. 저희 오늘 다 같이 마사지받으러 가보는 건 어때요?”
“그거 좋겠다. 어머니도 여기저기 쑤실 텐데 저희랑 같이 마사지받으러 가요.”
온 식구가 둘러 앉아 김장을 마친 다음날, 아들 부부의 제안으로 저는 김장의 노고를 풀어내고자 함께 마사지를 받으러 갔습니다.
아들 내외의 집에서 같이 저녁도 먹고 푹 쉬자며 초대하기에 그러자고 했습니다.
저녁 먹기 전까지 아들 부부의 집에서 까무룩 잠이 들었던 그 때, 집 밖에선 온 동네가 떠내려갈정도의 괴성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인터폰에 비친 괴성의 주인공은 뜬금없게도 잔뜩 성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진 안사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