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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이 집 앞 공원에서 은밀히 나누는 대화에 큰 상처를 받고 전재산을 기부한 할아버지 | 사연 | 오디오북 | 삶의 지혜

노인의 생활 방식 1,904 7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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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삶의지혜 #오디오북 #드라마 “사실 오늘 너희들을 부른 건,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너희 상황이 어려워진 것 같아 내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좀 도와주고 싶어서이다.” 그 날은 암 수술을 받은지 얼마 안 되었던 때였습니다. 그 때 즈음엔 아프고나니 부쩍 애들과 가까이지내면서 추억을 쌓고 싶어지더군요. 그런데 둘째 아들도, 막내 딸도 선뜻 나서주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사정이 좋지 않다며 저어했어요. 애들의 사정을 듣고나니, 이해가 갔습니다. 힘든 형편에 병든 아버지의 뒤치닥거리나 해야한다니, 벅찰만 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애들에게 힘이나 보태주고자 하는 뜻을 전하려 저녁이나 먹자며 불렀지요. 제가 가진 돈으로 애들의 힘든 상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했으니깐요. 그런데 애들에게 저녁을 함께 먹자고 부를 때부터, 잡음이 많았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굳이 지금 이렇게 자리를 만들어야겠냐며 말이죠. 그저 자신들의 삶에 여유가 사라져, 주변을 돌볼 마음의 여유도 없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제가 애들을 위해 힘쓰려 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저희 그 돈 주시고 나중에 또 모시라 하실 거면 저는 안 받겠습니다.” “저도 솔직히 아빠 못 모셔요. 박 서방 입장도 생각해 주셔야 할 거 아니에요.” 작은 아들과 막내딸은 둘이서 짜기라도 한 듯이 같은 입장을 고수하였습니다. 보태줄 돈이 있다고 해도 거절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해봤던 이야기였습니다. 당황스럽긴 했지만, 자식들의 이런 태도를 보니 자신을 모시기는 곧 죽어도 싫은가 보구나 하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자식들이 이렇게 방어적으로 굴어서는 더이상 할 말이 없을 것 같아 다들 돌아가라 일렀습니다. 자식들은 어딘가 홀가분하다는 듯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더니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 허하더군요. 참 허탈했어요. 도저히 이런 마음으로는 집에서 가만히 있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잠시 머리나 식히며 생각을 정리할 겸 동네에 산책을 나갔습니다. 녀석들, 제가 녀석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제가 아플 때 이렇게까지 외면한다는게 너무 섭섭했어요. 그때 공원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의 대화가 얼핏 들렸죠. “정확하게 아버님 가지고 있는 보험이 어떤 게 있으신데요?” “글쎄. 듣기로는 사망보험금 나오는 거 두세 개는 있으시다고 하던데…” “그럼 하나는 오빠네, 하나는 우리. 이렇게 수익자 미리 바꿔 놓으면 되겠네.”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제 작은 아들, 막내딸 내외였어요. 이럴수가, 제 보험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을 듣고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암의 전이 가능성이 있어, 위험한 상황이긴 하지만 벌써부터 제 보험금을 어떻게 나눌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죠. “근데 수익자는 다 본인으로 되어 있을 걸?” “그거야… 잘 구슬려서 바꿔 놓으면 되는 노릇이고. 나중에 처리하기도 그게 더 편하잖아.” 어둠이 내려앉은 공원에 가만히 앉아 자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인생에 대한 회한이 몰려왔어요. 엎친데 덮친격 제 불행은 끝난게 아니었습니다. “죄송하지만 이미 전이 많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1년도 되지 않아서 이렇게까지 전이가 일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저번처럼 수술로는 안 되는 거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보호자는 없으세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아프고 나니 새삼 병실을 왁자지껄하게 채웠던 다른 환자들의 가족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느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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