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 의회에서 한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은 크고 작은 여러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1시간 39분 31초간 이어졌는데 이는 1964년 이후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State of Union) 중 가장 긴 기록입니다.
이전 최장 기록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0년 1월 27일 한 그의 마지막 국정연설로, 1시간 28분 49초를 기록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이보다 더 길게 연설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집권 1기 때 첫 의회 연설에선 1시간 10초를 발언했습니다.
그는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1월 30일 국정연설(1시간 20분 32초), 2019년 2월 5일 국정연설(1시간 22분 25초), 2020년 2월 4일 국정연설(1시간 18분 4초)에서 평균적으로도 다른 전임 대통령들보다 긴 연설 시간을 기록했으나, 역시 이번 합동 연설 시간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날 연설은 내용 면에서도 2017년 합동회의 연설과 사뭇 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에는 '모든 미국인'(all Americans)을 네 차례 반복해 언급하며 국론 통합의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는 이 표현을 아예 찾아볼 수 없었는데,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통합의 메시지가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한 이날 연설이 '모든 미국인'이 아니라 공화당 지지자들을 겨냥한 것이었다면서 트랜스젠더 운동선수에 대한 비판,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대한 칭찬, 사회보장 혜택에 대한 사기 의혹 등 문화 전쟁과 정치적 갈등 요소로 가득 차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연설은 수천만 명의 미국인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전투적인 통치 방식을 알리는 기회였다면서 그가 통합에 대한 당부는 거의 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도 거친 표현을 써가며 공격했습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radical left lunatics)라고 비난했고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국가의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의 이름을 최소 13차례 언급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첫 언급은 연설 시작 후 8분쯤 지났을 때 불법 이민에 관해 이야기하며 나왔고, 그 뒤 환경 보호, 인플레이션, 고용 시장, 반도체법, 발전소, 농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등에 대해 말하면서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했습니다.
(구성 : 진상명 / 영상편집 : 이혜림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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