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계절에 쉽게 사랑에 빠진대요. 통계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아니고요, 나랑 비슷한 계절에 태어난 사람이 언젠가 그랬어요. 모든 생물에게 귀소 본능이 있듯, 사람에게는 사랑 본능이라는 게 있는 걸까요. 사실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믿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사랑의 결실로 태어난 사람이 제 사랑할 시기를 알고, 그때에 맞춰 가장 다정한 사람이 된다니요. 나는 4월에, 그이는 3월에 태어났고 우리는 5월에 사랑에 빠졌습니다. 거리엔 빌딩 숲이 빼곡하고, 옆집 사람과 인사조차 생략하고 살 만큼 퍽퍽해진 삶이지만, 그 안에 낭만의 씨앗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갈라진 아스팔트 사이에서 기필코 꽃을 피워 냈다는 것. 각자의 계절을 맞아 사랑의 숲을 개간했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그럴듯한 이유를 더했다는 것. 우리는 덥지도 그렇다고 춥지도 않은 비슷한 계절에 태어나, 덥지도 그렇다고 춥지도 않은 계절에 사랑에 빠졌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계절에 사랑에 빠지기 쉽다는 말, 진즉 사실이 아니라 알고 있었지만, 신기한 진실을 알게 된 듯 믿게 되었죠. 그때 그이와는 그런 계절에 태어났고 그런 계절에 사랑했으니 딱 갖다 붙이기 좋은 핑곗거리였던걸요. 어느 순간 서로가 그 낭만적인 핑계를 정말 믿고 있더라니까요.
제목과 본문은 작가의 도서『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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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 Titanic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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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Anthony Lazaro - Finish Line
03:08 Mitski - My Love Mine All Mine
05:27 yaeow - The Way I Love You
08:10 Maro - Still Feel It All
11:31 CaveTown - Paul
14:40 The Paper Kites - Nothing More Than That
17:42 Ardhito Pramono - What Do You Feel About Me
21:11 Kina Grannis - Oh What a Love
25:39 The cinematic Orchestra - To Build A Home (Album Edit)
31:49 Syml - Where's My Love (Acou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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