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야화에서 들려드리는 옛날이야기 [바람처럼 나타난 신령한 도사]
초여름 어느 오후였다. 바람기도 없이 내리쬐는 햇볕이 몹시 따가웠다.
김선달은 짊어진 바랑도 없이 주막 옆을 지나고 있었다. 주막 옆 버드나무 그늘에서 사내 서넛이 앉아서 땀을 식히고 있었다. 멍석 위에 벌렁 누워 있는 사내들은 밭에서 감자를 캐다가 더위를 피해 잠깐 쉬는 중이었다.
멍석 옆에는 튼실한 감자 무더기가 여기저기 쌓여 있었다. 장마가 오기 전에 빨리 캘 요량으로 새벽부터 서둘러 일을 한 탓인지 모두 지쳐 있는 모습이었다.
김선달은 한양에서 며칠간 잘 놀고는 평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러나 원래부터 노자라고는 가지고 다니지 않는 김선달은 주막 곁을 지나다 보니 막걸리 생각이 간절했다.
-[바람처럼 나타난 신령한 도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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