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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숙 씨는 자식들이 자신을 낯선 곳으로 이끌 때부터 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그러나 정신이 말짱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대신 그대로 버려지는 것을 택한 거예요.
태숙 씨가 정신이 없다고 생각해서 이런 산 속에 태숙 씨를 버려두고 가려는 자식들이 태숙 씨 정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나 싶었고, 그런 자식들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태숙 씨는 배신감과 절망감에 휩싸여 정처 없이 산속을 헤매다 방치된 오두막 한 채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밤이슬을 피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살기로 했어요.
산나물 캐다 반찬 해서 먹는다고 해도 당장 먹을 쌀이라도 있어야 하니 태숙 씨는 마을로 내려가 기초생활수급비 신청을 하려고 했습니다.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고 산 목숨은 살아야 하니 별 구차한 짓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제도라도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싶기도 했죠.
“할머니, 할머님 경우에는 부양의무자인 자식분들 형편이 괜찮으신 걸로 나오는데, 이렇게 자식들이 번듯하게 있는 경우에는 기초생활수급비를 신청하셔도 받으실 수가 없어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부양의무자... 그래요. 그러니까 나한테 자식들이 있긴 한데, 있어도 없는 것보다 못한 자식들이라니까요?”
“할머님. 자식들이랑 문제가 있으신 모양인데 우선 자식들이랑 대화로 해결을 해보시는 게 어떠시겠어요?”
“아, 그런 게 다 소용없다니까 그래요. 의무가 있어도 그 의무를 질 생각이 없는 것들이야. 자식이라고 할 수도 없는데 무슨 부양을 받으라는 겁니까. 예?”
결국 태숙 씨는 예외 조건에 부합하다는 판단으로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을 수 있게 됐고, 그 돈으로 산속 오두막에서 밥 해먹고 살았습니다.
죽지 못해 산다고 생각하며 보낸 날들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