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용해로를 지피는 유리 예술가 안나리사, 홍성환 부부의 집. 홍성환 씨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집을 지었다.
유리 예술가 안나리사 씨와 홍성환 씨는 핀란드 유학 시절 사랑에 빠져 2005년 결혼했다. 첫딸을 낳을 때까지는 핀란드에서 머물렀지만, 안나리사 씨는 남편의 나라에서 잠깐이라도 살아보고 싶어 한국으로 왔다는데. 길어야 3년 정도일 줄 알았던 한국 생활은 서울에서 남양주로 작업실을 옮겨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7년 즈음, 부부는 살림집과 작업실을 겸할 집을 짓기로 했다. 그런데 목적지인 양평으로 향하다 길을 잘못 든 탓에 남양주까지 와버렸다는데. ‘여기까지 온 김에 한군데만 더 보자.’ 하면서 부동산에 들어갔더니 지금의 집터를 보여줬다고. 기초 설계는 전문가에게 맡겼지만 대부분의 공사는 홍성환 씨가 직접 했다고 한다.
남편 홍성환 씨의 남다른 감각은 집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밋밋한 바닥이 싫어 남겨뒀던 바닥의 벽돌 틈에 손님들의 구두 굽이 자꾸 빠지자 틈을 메워야만 했다. 단순히 레진만 부어 틈을 메울 수도 있었지만, 홍성환 씨는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
아이들이 마당에서 주워온 조약돌과 작업 후 나온 폐유리, 아이들과 반려견 마루의 사진을 넣어 함께 메운 것이다. 부엌도 마찬가지였다. 마음에 드는 싱크볼을 찾지 못하자 마트에서 파는 양푼을 싱크볼로 설치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싱크볼을 만들었다.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응접실을 지나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는 용해로와 작업실이다. 처음 집을 지을 때부터 용해로가 들어갈 공간을 계산하고, 용해로를 중심으로 다른 부분은 조금씩 확장했다고. 안나리사 씨는 용해로가 이 집의 ‘심장’이라고 한다.
유리처럼 반짝이는 감각으로 집을 가꾸는 유리예술가 부부. 부부의 환상적 호흡으로 완성된 집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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