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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걸작 10선 (클래식FM 실황음악 진행자 + '베토벤' 저자 최은규 선정)

클래식톡 Classictalk 28,714 lượt xem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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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베토벤 명연주, 명반들... 뭐부터 들으면 좋을까?
이 방송을 보신다면 이 고민이 싹- 가실겁니다 ㅎㅎ

[최은규가 추천하는 ‘베토벤 걸작 10선]

1.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3번 c단조 op.37 / Rudolf Buchbinder, piano / Wiener Philharmoniker / Sony

베토벤다운 간결한 주제와 철저한 주제 전개 방식이 돋보이는 이 곡은 베토벤의 개성이 처음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피아노협주곡으로 꼽힌다. 론도 형식의 3악장 중간에 푸가가 들어가는 형식은 후에 브람스가 그의 피아노 협주곡 1번에서 모방할 정도로 빈틈없는 구성을 보여준다. 베토벤 음악의 탁월한 해석자로 알려져 있는 루돌프 부흐빈더는 묵직하고 꽉 찬 음색으로 베토벤이 환생한 듯한 연주를 선보인다.

2.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9번 A장조 op.47 ‘크로이처’ / Augustin Dumay, violin / Maria João Pires, piano / DG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10곡 가운데서도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마치 서로 대적하며 싸움을 벌이듯 연주되는 크로이처 소나타는 진정한 2중주 소나타의 모범을 보여준다. 전 3악장 가운데서도 1악장의 격렬한 면은 톨스토이에게 영감을 주어, 결혼과 불륜에 관해 다룬 톨스토이의 소설 '크로이처 소나타'에도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베토벤 ‘크로이처 소나타’에서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마치 남녀간의 격정적인 사랑이나, 혹은 두 전사의 격렬한 전투를 연사시킨다. 뒤메이와 피레스의 음반에서 뒤메이의 바이올린은 날카롭고 힘찬 반면, 피레스의 피아노는 부드럽게 흐르듯 달콤하여 마치 성격이 서로 다른 남녀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

3. 베토벤 _ 교향곡 3번 E플랫 장조 op.55 ‘영웅’ / Jordi Savall / Le concert des nations / Auvidis Fontalis

베토벤의 교향곡 3번은 작품의 규모나 형식의 과감함에 있어 매우 놀라운 작품이다. 그래서 이 곡에 대한 연주도 다소 파격적인 것이 더 끌린다. 조르디 사발이 지휘한 르 꽁세르 드 나시옹의 연주는 1악장 첫 두 번의 코드부터 듣는 이를 깜짝 놀라게 하는 파격적인 연주로 사로잡는다. 휘몰아치듯 빠른 템포와 적재적소에서 힘을 발휘하는 악센트가 일품이다.

4. 베토벤 _ 피아노 소나타 23번 f단조 op.57 ‘열정’ / Emil Gilels, piano / DG

이 곡에 붙은 ‘열정’이란 부제는 음악출판사에서 매상을 올리기 위해 붙인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 소나타의 특징을 매우 잘 나타낸다. 특히 1악장에는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의 ‘운명’ 모티브와 유사한 모티브도 등장하며 구조적으로 탄탄한 곡이다. ‘강철의 타건’이라 불릴 정도로 견고하고 힘찬 음색을 지닌 에밀 길렐스가 이 곡에서 만들어내는 음의 농밀함은 그 어떤 피아니스트도 따르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하여, 그의 연주로 이 곡을 들으면 모든 음들이 각인된다.

5. 베토벤 _ 현악4중주 장조 op.59 no.3 / Casals Quartet /harmonia mundi

베토벤의 op.59를 이루는 세 곡은 ‘라주모프스키’라 불린다. 빈 궁정에 머무르고 있던 러시아 대사 라주모프스키의 의뢰로 작곡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라주모프스키 4중주’의 세 곡 모두 파격적인 형식과 과감한 표현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 중 베토벤의 ‘영웅’ 4중주라 불릴 정도로 위풍당당함이 돋보인다. 스페인의 4중주단 카잘스 콰르텟은 베토벤 시대에 사용된 고전주의 활을 사용해 날렵하고 무겁지 않으면서도 베토벤 음악이 담고 있는 활력을 잘 전해준다.

6. 베토벤 _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61 / Leonidas Kavakos, violin / 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dfunks / Sony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바이올리니스트 사이에선 모든 바이올린 협주곡을 다 연주해본 후 가장 마지막에 연주하는 곡으로 꼽힌다. 그 정도로 작품에 대한 이해와 내공이 없이는 잘 연주하기 어려운 곡이다. 그리스의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오랜 세월 갈고 닦은 바이올린 톤의 결정체와 같은 순수한 톤으로 쓸데없는 장식이나 군더더기 없는 바이올린 음의 정수를 선보이며 베토벤의 음악 그 자체에 헌신하는 연주자의 자세를 보여준다. 그가 사용한 독특한 카덴차는 이 곡에 대한 감흥을 더 배가시킨다.

7. 베토벤 _ 교향곡 5번 c단조 op.67 / Klaus Tennstedt /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 BBC Music (Royal Albert Hall, London, 30 August 1990 )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은 교향곡에 있어 ‘어둠에서 광명으로’향하는 플롯을 보여준 작품이자, 트롬본이 편성된 최초의 교향곡, 또한 완벽에 가까운 구성을 지닌 작품이기도 하다. 흔히 1악장 도입부의 첫 4개의 음은 ‘운명이 문을 두두리는 소리’라고 해석되기도 하는데, 이 곡을 진정으로 운명적으로 연주하는 지휘자와 악단은 많지 않다. 텐슈테트와 런던필이 선보이는 운명 교향곡은 묵직하고 진지한 운명의 노크소리로 1악장의 비극적인 운명을 더할 나위 없이 잘 표햔해냈고 4악장에서는 마치 승리한 군대가 개선행진을 하듯 벅찬 승리의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8. 베토벤 _ 교향곡 7번 A장조 op.92 / Carlos Kleiber / Wiener Philharmoniker / DG

‘리듬의 신격화’라 불릴 정도로 리듬이 강조된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은 1악장부터 파격의 연속이다 매우 길고 느린 서주에 이어 8분의 6박자의 ‘지그’ 춤곡 풍의 주부는 광란의 춤곡 같음, 2악장 역시 ‘알레그레토’로 설정되어 이 교향곡에는 느린 악장이 없는 셈이다. 이 곡의 리드미컬하고 역동적인 성격을 카를로스 클라이버만큼 잘 표현해낸 지휘자도 드물다. 마치 약간 격앙되어 숨이 찬 상태에서 말하듯 음악을 고조시키는 그 특유의 템포 감각 덕분에 베토벤 교향곡 7번은 더욱 휘황찬란하게 빛난다.

9. 베토벤 _ 현악4중주 11번 f minor op.95 ‘serioso’ / Artemis Quartet / Virgin Classics

이처럼 간결하면서도 많은 것이 농축된 작품도 드물다. 이 4중주곡 중 1악장을 가리켜 음악학자 도널드 토베이는 대편성 교향곡의 비극을 단 5분으로 압축해놓은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아르테미스 4중주단 단원들의 연주는 헤비메탈 그룹을 연상시키는 과격함과 선율선을 촘촘하고 빈틈없이 짜듯 밀도 높은 음색으로 이 곡의 비극적인 드라마를 매우 효과적으로 선보인다.

10. 베토벤 _ 장엄미사 op.123 / John Eliot Gardiner / Lucy Crowe, Jennifer Johnson, James Gilchrist, Matthew Rose / Monteverdi Choir / Orchestre Révolutionnaire et Romantique / BBC Radio (Recorded live at Barbican Hall, London, on 17 October 2012, Live broadcast by BBC Radio 3)

베토벤 스스로 “나의 최고의 작품”이라 칭했던 장엄미사는 오케스트라와 독창, 합창의 조화도 훌륭하지만, 미사 전례문과 음악적 표현이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놀라운 걸작이다. 합창음악에 있어 특히 독보적인 해석능력과 완벽에 가까운 앙상블을 선보이곤 하는 가디너의 음반은 베토벤의 최대 걸작을 매우 다채롭고 생기 있게 표현해낸다. 실황 음반에서 느껴지는 현장감과 혼신의 힘을 다한 합창이 특히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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