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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최근 아이돌 멤버의 추천으로 출간 10년도 넘은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화제가 됐는데요.
이 같은 '팬덤 독서'부터 책을 개성 표현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텍스트 힙'까지, MZ 세대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독서 문화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출판시장의 변화, 예스24 조선영 도서사업본부장과 함께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본부장님, 안녕하세요.
조선영 도서사업본부장 / 예스24
네,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네, 팬덤 독서라고 하죠.
유명인들이 책을 추천하거나 읽었다고 알리면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현상을 말하는 건데, 실제 영향력 어느 정도입니까?
조선영 도서사업본부장 / 예스24
네, 팬덤 독서가 일종의 성공 공식으로 출판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한 지는 꽤 되었습니다.
실제 책 판매 증가와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기 때문인데요.
몇 년 전부터 세계적인 케이팝 스타 방탄소년단이 추천한 책이나 콘셉트 모티프가 된 책들이 일명 'BTS셀러'로 화제를 모으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것이 대표적입니다.
또 새해에도 인기 아이돌이 TV프로그램에서 추천한 불교 인문서가 전월 대비 15배 이상 판매량이 뛰며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팬덤 독서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어 연예인 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들이 출간하거나 추천한 책들이 큰 주목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몇 만에서 몇 백만까지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의 추천을 받은 책들이 빠르면 바로 다음날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여기에 더해서 또 하나의 독서 트렌드라고 할 수 있죠.
단순히 책을 읽는 걸 넘어서 자기 표현 방식으로 여기는 '텍스트 힙'이라는 말이 있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입니까?
조선영 도서사업본부장 / 예스24
네, 텍스트힙 트렌드가 크게 화제가 된 원인 중 하나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책이 다시 젊은 세대에게 주목받았기 때문인데요.
텍스트힙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요즘 1020세대 독자들은 기성 세대의 베스트셀러를 따라가기 보다는 개인의 개성에 따라 책을 선택하려는 욕구가 강합니다.
실제로 1020세대의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시장 전반적으로 많이 팔린 책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 연령대에 비해 한국 시 구매율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적인데요.
작년에도 1020세대의 한국 시 구매량은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또한 기성 등단 시인 보다는 자가 출판 시인이나 SNS 소통으로 친밀해진 젊은 시인의 시집을 구매하는 것이 눈에 띕니다.
또 남에게 보이는 책 자체도 나의 개성이라고 생각해, 책 표지를 스티커나 다양한 도구로 꾸미는 일명 '책 꾸미기' 문화가 생기기도 했는데요.
이에 따라 출판사들에서는 꾸미기 용품을 함께 제공하는 책꾸미기 에디션을 출간하거나 북커버 제작 업체와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1020세대의 도서 구매 양상이 최근 출판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텍스트힙 트렌드에 중심에 있는 젊은 독자군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마케팅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책도 꾸미는군요.
정말 재미있고 다채로운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것 같은데 또 이런 독서 경험을 SNS에 인증하거나 또 온라인상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출판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조선영 도서사업본부장 / 예스24
SNS에서 최근에 인상 깊은 책 구절을 올린다든지 책을 추천하는 계정을 운영하는 등 독서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베스트셀러의 지형이 바뀌는 그런 일들도 종종 등장하고 있는데요.
'역주행'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매일 새로운 책이 나오는 출판 시장의 특성상 베스트셀러 역시 신간을 중심으로 업데이트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하지만 작년 예스24 연간 베스트셀러 6위에 오른 양귀자 작가의 [모순]은 1998년작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유명인의 추천으로 인해서 한 번의 역주행을 한 것이 아니고 2020년부터 매년 서서히 판매가 늘면서 결국 출간된 지 20여 년이 지난 2024년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오르게 된 건데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몇 년간 SNS 상에서 모순 속의 구절을 다시 공유를 한다든지 추천 도서로 다수 소개되는 일들이 많이 늘어났었는데 이게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신간들 경쟁 속에서 좋은 책들이 잊혀져 가고 있었던 것들 다시 발굴이 된다는 점에서는 독서 공유 문화의 순기능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다양한 순기능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른바 MZ세대 중심으로 오디오북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현상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조선영 도서사업본부장 / 예스24
사실 책의 물성보다는 그 안에 있는 내용이 핵심이기 때문에 형식과 관계없이 책이라는 콘텐츠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출퇴근 시 운전할 때나 집안일을 할 때 오디오북을 듣는다는 독자 후기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요.
오디오북을 듣다가 종이책이라든지 전자책을 이어 읽는다든지 상황과 필요에 따라 형식을 다양하게 오가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넓어진다는 점에서는 출판계에서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렇게 재미있는 독서 문화들을 많이 살펴봤는데 그래도 전통적인 구매층은 역시 4050 중장년 세대 아니겠습니까?
최근 젊은 층의 다양한 독서 방식이 이런 세대별 독서 양상에도 변화를 미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조선영 도서사업본부장 / 예스24
저희가 도서 구매 연령대를 분석을 해보면 자녀 학습서를 많이 사는 4050 중장년층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들이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가는 주요 독자층이기는 한데요, 하지만 최근 몇 년간 1020 세대를 중심으로 도서 구매량들이 증가를 했고 특히 소설이나 인문 분야의 베스트셀러 등에는 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은 저희가 좀 주목할 만한 점인 것 같습니다.
기존 1020세대의 전체 도서 구매량도 전년 대비했을 때 18% 상승을 했고 올해에도 그 추이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물론 50대 이상의 도서 구매층도 예전보다 좀 두터워지고 있으면서 이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책들도 다양하게 세분화되어서 기획되고 있습니다.
연령대마다 사실 선호하는 분야라든지 취향은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이러한 독자들의 수요에 맞춰서 다양한 형식을 갖춘 책들이 많이 추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요.
이러한 책들은 또 새로운 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출판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어느 산업이나 그렇겠지만 미래 세대들을 사로잡는 거 굉장히 중요하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책을 읽고 또 경험을 나누는 방식이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이런 흐름이 사회 전반적인 책 읽는 문화 확산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고민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부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