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실크로드의 중심도시 사마르칸트 첫날 여행기입니다. 아미르 티무르의 영묘 구르 아미르와 세 개의 신학교들이 모여있는 레기스탄 광장을 여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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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3 우즈베키스탄 02편 (2023.10.26.) 사마르칸트1(구르 아미르, 레기스탄 광장)
2023.10.26. 목. 맑음.
간단하게 빵으로 아침을 먹고 사마르칸트(Samarqand)로 출발.
사마르칸트는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실크로드의 중심도시로 장안, 콘스탄티노플과 함께 실크로드하면 떠오르는 도시다. 중앙아시아 도시 중 가장 오래된 도시로 대략 4천 년 전부터 그 지역에서 인류가 활동한 것으로 보이며, 기원전 4세기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동방 정복 때 아름다운 도시로 감탄했다고 하며,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에도 완벽한 도시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소그드어로 돌의 도시라는 의미가 있다는 사마르칸트는 현재도 중앙아시아 여행의 1순위로 꼽히는 아름다운 도시다.
또 사마르칸트를 제대로 보려면 이곳을 수도로 삼고 수많은 유적을 남긴 티무르제국을 알아야 한다.
아미르 티무르가 세운 티무르 제국은 1370년부터 1507년까지 중앙아시아, 이란,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한 왕조였다. 티무르제국은 14세기 후반 서차가타이 한국 출신의 티무르가 스스로 칭기즈 칸의 후손이라 칭하고 몽골 제국의 재건을 기도했다. 그는 1370년 사마르칸트에 도읍하고 주변의 카르토 왕조를 멸망시킨 뒤, 자라일 왕조의 군주 아마드를 바그다드에서 몰아냈으며 동서 차가타이 한국과 일 한국을 병합하였고, 킵차크 한국과 북인도까지 침입했다. 이어 오스만 투르크를 앙카라에서 격파해 구 몽골 제국의 서반부를 영유하는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이후 티무르는 중국 명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원정을 가다 도중에서 병사했다.
티무르의 사후 왕실의 상속 싸움이 계속되었는데, 샤 루흐 시대에 일시 번영을 되찾았다. 하지만 울루그 베그 사후 제국의 분열이 표면화되어 사마르칸트와 헤라트에 각각의 정권이 세워져 대립하다가 결국 우즈베크족의 침입으로 1500년에는 사마르칸트가 함락되고, 7년 뒤 헤라트도 함락되면서 멸망하였다. 사마르칸트를 수도로 거대한 제국을 이룩한 티무르제국은 우즈베키스탄인들의 자랑이며 티무르는 영원한 영웅으로 받들어지고 있다.
구르 아미르 광장 앞 주차장 39.648943,66.968423에 주차하고 구르 아미르 투어 시작. 64개의 굴곡을 가진 돔을 비롯하여 거대하고 화려한 문양으로 치장한 입구가 감탄을 쏟아내게 하였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광장 입구에서 간간이 한국말도 들려왔다. 인기 관광지에 왔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구르 아미르는 구르(무덤)과 아미르(지배자)를 뜻하는 티무르와 자손들의 무덤이다. 64개의 굴곡진 골을 가진 아름다운 푸른색 돔이 유명한데, 타슈켄트 아미르 티무르 박물관 돔의 디자인은 여기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징기스칸의 직계 후예가 아니면 칸이라 칭할 수 없는데, 티무르가 거대한 제국을 만든 영웅이지만 직계 후손이 아니니 무덤도 칸이 아닌 아미르를 사용하였다.
구르 아미르는 외부도 화려하지만, 내부장식이 매우 화려하다. 이슬람 건축물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아라베스크 문양의 화려함과 정교함이 볼 때마다 감탄하게 한다. 영묘 안의 벽과 천장 문양 장식에만 8kg의 황금을 사용했다고 하니 화려함을 감출 수가 없는 것 같다. 원래 이 건물은 티무르가 자신의 후계자로 삼으려 했던 손자 무하마드 술탄의 이른 죽음을 슬퍼해서 그를 추도하면서 지어졌다. 영묘에는 9개 무덤이 있는데 가운데 중앙의 검은색 대리석 관이 티무르 무덤이고 양옆이 아들, 손자들 그리고 그 위가 친구이자 스승이었던 사이드 바라카의 무덤이다. 티무르는 자신의 스승 무덤 발치에 자기를 안치해 달라고 했다니 얼마나 스승을 존경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의 실제 시신은 영묘가 아닌 옆 건물의 지하 무덤에 똑같은 형태로 만들어 안장되어 있고 영묘는 관람용이라고 한다. 밖으로 나가 실제 시신이 안치된 지하 무덤을 찾아가니 문이 잠겨있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구르 아미르를 구경하고 뒷문으로 가니 루코보드 영묘 Rukhobod Mausoleum가 보였다.
루코보드 영묘는 1380년, 티무르의 명령으로 지어졌는데, 원래 셰이크 부르하네딘 사가라지(Sheikh Burhaneddin Sagaradzhi)의 무덤 위에 건물이 새로 지어진 것이다. 셰이크 부르하네딘 사가라지는 동부 투르키스탄에 이슬람을 전파한 사람다. 중국 공주와 결혼했고, 중국에서 선교하다가 죽었는데, 그의 유언에 따라 유해를 사마르칸트로 옮겨왔다고 한다.
구르 아미를 투어를 마치고 레기스탄 광장 쪽으로 이동하여 Avto Servis 39.652555, 66.977675에 주차하고 주인에게 테식이 시동문제를 상의했다. 마음씨 좋아보이는 정비소 주인은 연료가 안 좋아서 생길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한다. 그래서 좋은 경유를 어디를 구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 자기의 친구가 정부 경유를 취급한다고 하여 직접 테식이를 운전하여 정부기관 연료소로 이동하여 경유를 가득 주유했다. 30분 이상 시간을 내서 직접 좋은 경유를 주유해 준 것도 고마운데, 무료로 점검을 하고 인젝션 부분의 먼지를 깨끗이 청소도 해 주었다. 사례를 하려니 두 손을 내졌으며 사양하여 고맙다고 인사만 드렸다.
차를 점검하는 사이에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는 사람이 두 명이나 있었다. 모두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수시로 한국어를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더니 실감이 갔다.
차를 두고 정비소 앞에 주차해두고 걸어서 레기스탄 광장 투어를 시작. 광장 정면에서 세 개의 마드라사(신학교)와 파란색 돔의 모스크가 장관이었다. 사진을 찍고 왼쪽 아래에 있는 입구로 가서 1인 5만숨(5500원)씩 입장료를 주고 광장으로 들어갔다.
가장 먼저 셰르다르 마드라사 Sherdor Madrasasi를 구경하고 다음으로는 중앙에 있는 틸라카리 마드라사 Tilla-Kari Madrassah와 틸라카리 모스크 Mosque – Tilla-Kari를 구경한 후, 마지막으로 울루그 벡 마드라사 Ulugh Bek Madrassah를 구경했다. 마드라사 안은 모두 비슷하였는데, 학생들이 공부했을 방들은 모두 기념품 가게가 차지하고 있어 좀 좋지 않았다.
세 개의 마드라사는 15~17세기에 만들어진 티무르 시대를 대표하는 고등교육 시설이었다. 당시 이곳의 학문의 수준은 상당했다고 한다.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된 거대한 마드라사와 첨탑들, 그리고 파란색 돔의 틸라카리 모스크가 어우러져 아름답고 웅장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오늘 최고기온이 섭씨 22도라고 하더니, 따가운 햇볕이 여름 날씨처럼 힘들게 하였다. 울루그 벨 마드라사 나무 그늘 아래서 한참 쉬다가 광장을 나와 25년간이나 통치했던 우즈베키스탄 초대 대통령 이슬람 카리모프프의 동상 Islam Karimov's Statue을 구경하면서 오늘의 투어를 마쳤다.
가게에서 바나나를 좀 사서 정비소 주인에게 사례를 하고 Samarqand SEZAM kafe 39.643518, 66.922390로 이동하여 라그만 맛집에서 최고의 라그만으로 식사를 했다. 비가 고프던 차에 양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가고 간이 절묘한 라그만은 감탄스런 맛이라 내일 아침에 한번 더 먹어보기로 했다.
카페 인근 주택가 골목 39.642024, 66.921743에 주차하고 쉬고 있는데 동네 주민들이 모여서 나가보니 서로 한참을 의논하더니 차박할 수 없다고 한다. 자기 집 안도 아니고 골목 도로변에 주차한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심각하게 의논하고 경찰까지 동원되는 것을 보고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참 고리타분하고 몰인정한 사람들도 있다.
인근 주택가 골목 39.645304, 66.920857으로 옮겨 쉬다가 차박. 인터넷 속도가 좋아 유튜브 동영상 업로드가 잘 되어서 속이 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