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20년 전의 나처럼 행동하라고 하면 영 자신없다. 배우라면 어떨까. 아무리 배우라도 20년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터다. 더구나 나이에 민감한 여배우가 20년 세월을 거슬러 하나의 캐릭터가 되는 일은 없다. 아니, 거의 없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의 히로인 크리스틴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김소현(46)이 데뷔 20주년을 맞은 올해 다시 크리스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번엔 ‘오페라의 유령’이 아닌 ‘팬텀’(3월 17일~6월 27일 샤롯데씨어터)이다. 뮤지컬 ‘팬텀’ 역시 가스통 루르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 삼은 작품. 김소현은 ‘오페라의 유령’ 350여 차례, ‘팬텀’ 50여 차례를 더해 총 400여 차례 크리스틴을 노래했다. 이쯤되면 ‘영원한 크리스틴’ 아닐까. 그는 “영원한 건 모르겠지만 ‘팬텀’이 ‘크리스틴을 가장 많이 한 배우’라는 도장을 찍어줬다”고 했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2016년 ‘팬텀’ 때 마지막일 줄 알았다”면서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는 안 한단다. 아직 몇 년 더 하고 싶은 눈치다.
유주현 기자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yj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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