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추운 겨울 내내 도시의 길거리에선 폐지를 주우러 다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쉽게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폐지 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몇 년 새 이분들의 수입이 반 토막이 났는데, 그 폐지를 사가는 제지회사들은 큰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제는 그나마 이 생계수단마저 뺏길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홍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아이고 빈 박스가 있네, 웬일이야..."
영하의 날씨.
작은 손수레를 든 할머니가 길가를 살핍니다.
종이 박스나 신문지가 있는 곳이면 빠른 걸음을 재촉합니다.
녹취 "아이고 힘들다."
쓰레기 더미를 뒤져 쓸 만한 물건을 찾기도 합니다.
돈이 될 것 같아 쓰레기 봉지를 주웠지만, 허탕입니다.
녹취 "아이고 이거 잘못 주워서 또 골라야겠네."
작은 손수레가 채워질 무렵, 모인 폐품들을 리어카에 옮겨 담습니다.
할머니는 이제 고물상으로 향합니다.
녹취 "4천원 아니면 3천원. 무게가 더 나가면 또 4천원도 나오고.. 5천원 나올 땐 없어."
가득 찬 리어카의 무게는 75킬로그램.
리어카 무게를 빼면 할머니가 오늘 모은 폐품의 무게는 25킬로그램입니다.
인터뷰 "(얼마 받으셨어요?) 삼천원. 삼천원? (많이 받으신 거예요 오늘?) 그러게 헤헤..."
하루 몇 천원 정도지만, 고물상은 할머니가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그러나, 갈수록 고물상에서 받는 돈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녹취 "파지도 내리고 옷값도 내리고."
오늘 하루 일당을 벌었으니 집으로 향합니다.
인터뷰 "손자 둘 키워. 그러니까 맨날 반찬사다 밥 해줘야되고 또 용돈 달라면 줘야되고 또 아프면 약사다줘야하고 병원 데려가야 하고. 몇 가지를 써 살림살이를 다 한거야."
손주들을 키우기 위해 할머니는 매일같이 길거리를 나섭니다.
인터뷰 "다 사먹고 있는데 못 사먹으면 어쩌겠어 그러니까 어쩔 때는 내가 울 때가 많아 돈 못줄 때는. 눈물이 저절로 나와."
추위가 조금 누그러지는 한낮, 오후 2시.
또 다른 할머니 한 분이 고물상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폐지를 주우러 갈 시간.
인터뷰 "(많이 떨어졌죠 폐지가격이요?) 많이 떨어졌죠."
숨어 있는 폐지를 찾아 길거리를 걸어다닌 시간은 3시간.
오후 5시 넘어 리어카를 가득 채운 할머니가 다시 고물상에 도착했습니다.
인터뷰 "(춥지 않으셨어요?) 춥진 않은데 손이 시려요."
아픈 며느리 병원 값이라도 보태기 위해 길거리에 나선 지 벌써 20년 쨉니다.
인터뷰 "(혹시 기초수급 대상자신가요?) 그걸로 부족하니까 이거 하는거지."
오늘 하루 할머니가 번 돈은 5천 6백원.
그러나, 이 가격은 지난해나 그 전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진 가격입니다.
딱 3년 전인 2011년 2월.
KBS 제작진이 고물상을 찾아갔을 때. 폐지 가격은 지금보다 높았습니다.
인터뷰 "(얼마예요?) 4천 5백원. 28킬로."
폐지 1킬로그램에 150원 정도 받습니다.
요즘 폐지는 보통 1킬로그램에 80원에 쳐줍니다.
지금 28킬로그램을 가져가면 받는 돈은 2천 8백 원.
150에서 80원. 4천5백원에서 2천 8백원으로..
반값 가까이 떨어진 만큼 노인들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습니다.
왜 이렇게 가격이 떨어졌을까?
폐지 줍는 노인에게 주는 돈을 고물상들이 중간에서 가로채는 것은 아닐까?
서울 도심의 한 고물상.
폐지를 가득 실은 리어카를 끈 노인들이 고물상으로 들어옵니다.
이들이 받아가는 건 6,7 천원 정도.
인터뷰 박상열(고물상 사장) : "하루 아니면 길면 뭐 이틀 이런 식으로 모아오시는데, 6, 7천원 받아간다고 생각해보세
#폐지 #노인 #고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