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간첩 99명이 체포됐다? 최초 보도의 정보원은 누구?
최근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구호가 있다. 바로 반중 정서를 자극하는 구호들. 집회 연사로 나선 이들은 “중국인 간첩으로부터 나라를 구해야 한다”고 외친다. 반중 정서를 자극한 핵심 근거는 ‘중국인 간첩 선거 개입’ 설.
“계엄이 중국 간첩 때문이래요. 선관위에서 중국인 간첩들 잡혔잖아요.
기존 언론은 이에 대해 보도하지 않죠. 그래서 집회에 나왔어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한 시민 인터뷰 중
한 매체는 1월 16일, 풍문으로만 돌던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설’을 최초 보도했다. 체포된 간첩들이 평택항을 거쳐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로 압송됐다며 구체적인 동선까지 보도했다. ‘미군 관계자’의 제보가 있었다는 것이다.
후속 보도도 이어졌다. 중국인 간첩들이 선관위에 머물며 국내 여론을 조작했다는 점을 자백했고, 이 과정에서 실업급여를 수급했으며, 본 작전은 미 정보국 요원들의 흑색작전이라는 등의 내용이었다. 지난 1월 20일, 주한미군과 미 국방부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해당 매체는 내용을 정정하지 않았다.
■ 기사 작성 과정 생생히 담긴 ‘전화 통화 녹음 원본 파일’ 1200분 단독 입수
《추적60분》은 자신이 해당 기사의 핵심 정보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만났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등장해 화제가 된 안병희(42세) 씨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를 점거하며 ‘캡틴 아메리카’ 방패로 출입자의 진입을 막아 유명세를 탔다.
결국 지난 20일 밤, 중국 대사관 등에 난입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된 안 씨. 《추적60분》은 안 씨가 구속되기 전 세 차례에 걸쳐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 CIA 요원이자, 선관위 흑색작전을 지휘한 요원이라며 해당 보도의 정보원이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제게, ‘체포된 중국 간첩이 어디로 갔을 거로 생각하느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오키나와일 것이라고 대답했죠.
다음날 오키나와로 중국 간첩이 송환됐다는 기사가 나갔어요.
그 이후부터 나간 기사들은 내가 알려준 정보들이에요.”
-안병희(42) 씨 인터뷰 중
《추적60분》은 안 씨와 해당 매체의 기자가 주고받은 130여 건의 전화통화 녹음 원본 파일을 단독 입수했다. 1,200분에 달하는 통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총 7건의 기사가 안 씨를 통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신 못 차리게 공격하려면 잽을 치려면
중간에 팩트 넣고 그거를 감싸는 가짜 뉴스도 조금 넣고 해야 하니까”
“그거 괜찮죠?”
“그거 어떨까요? 국민 세금으로 우리가 간첩을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 혈세로 이제 간첩들을 양성하고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해서”
“그렇죠 얘기되네요.”
- 안 씨와 기자의 전화 통화 녹취록 중
《추적60분》과의 인터뷰 내내 유력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자랑하고, 비밀 정보를 취득한 과정을 과시하던 안 씨. 하지만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가 CIA 요원을 사칭하면서까지 거짓을 전파하고 ‘가짜뉴스’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 《추적60분》에서 최초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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