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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가를 달리는 기차, 창문 너머로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 기차가 부드럽게 움직이는 소리.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나의 기분은 4월보다 변덕스럽다.
실수가 잦고, 모순투성이에다, 고집스럽다.
혼자 있을 때 나는 쉽게 무너진다.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들,
이를테면 지난 다짐을 남몰래 포기하는 일이나
누군가의 다정을 부담이라 여겨 외면하는 일
그러고는 자책이라는 무덤 속으로
기꺼이 들어가 누워 마음껏 핑계삼는 일
이미 벌여놓은 일들로부터 도망치거나
또는 시도조차 없이 놓아버리는 일.
고운 모래로 덮어놓은 그것들이
잠들기 직전이면 스멀스멀 떠올라
나를 귀퉁이부터 갉아먹는 걸 안다.
용모가 빼어나지도 않고
어떤 특출난 재주가 있지도 않으며
보통의 존재 중에서도 가장 보통에 가깝다.
그리하여 나는
그렇게 별볼일 없는 나를 사랑한다.
이렇듯 특별하지 않고
부족하고,
모자람 투성이의 나를 세상에서 가장 아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은
나무와 새와 바람과 물비늘처럼
그 자체로 믿을 수 없이 사랑스러운 까닭이다.
* * *
'사랑하는 나에게'라는 주제를 추천해주신
한 나비잠님께 이 영상을 바칩니다.
생일 축하드려요 🦋
* * *
*관련 문의가 많아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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