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루이스 - 자녀를 향한 기도에 침묵하는 하나님 (하나님 왜 내 기도에 응답하지 않으시나요)
부모의 마음은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도 간절한 사랑입니다. 그리고 믿음의 부모는 아이가 태어난 날부터 그들의 미래를 위해, 건강을 위해, 믿음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녀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는데 자녀가 하나님을 떠나거나, 자녀가 하나님을 믿지않는 부모도 있습니다. 그럴 때 부모는 깊은 상실감에 빠지고, 자녀를 향한 기도가 길어질 때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내 기도가 잘못된 것인가?”
“하나님은 우리 가정을 돌보시지 않는가?”
“내 믿음이 부족한 것인가?”
자녀를 향한 부모의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지 않으실 때 그리고 자녀의 방황이 길어질수록 부모는 믿음의 끈이 흔들리는 순간이 찾아올 것입니다.
오늘의 말씀은 ‘방황하는 자녀를 향한 부모의 기도에 하나님이 왜 응답하시지 않는가’에 대해 성경의 나사로의 이야기와 CS 루이스의 책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사랑하는 나사로가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사로의 누이인 마르다와 마리아는 당연히 예수님께서 즉시 오셔서 나사로를 고쳐주실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사로의 상황은 긴급했고, 예수님과 그 가족의 관계도 매우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예상 밖의 행동을 보이셨습니다. 예수님은 즉시 아픈 나사로에게 가지 않고 지금 있는 곳에서 이틀을 더 계셨습니다.
예수님이 오시지 않은 이틀은 마르다와 마리아에게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마르다와 마리아는 나사로의 상태가 점점 악화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오시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오시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흘렀고 그들의 마음에는 실망과 의문이 찾아왔고,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왜 오시지 않으시는 걸까?"
"예수님이 나사로의 소식을 들으신 것은 맞을까?"
결국 예수님은 오시지 않았고 나사로는 죽게 됩니다. 마르다와 마리아에게 이 상황은 비참한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나사로가 죽은지 나흘이 지난 후에야 오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마르다는 말합니다.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이 마르다의 말은 단순한 슬픔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빨리 이곳으로 오지 않은 예수님에 대한 실망이 섞여 있는 절규였습니다. 마르다는 예수님께서 아픈 나사로가 죽지 않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믿었지만, 그 능력이 이제는 쓸모없게 되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했던 그때가 ‘예수님의 기적이 시작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죽은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말씀하십니다.
"나사로야 나오라!"
그리고 그 말씀에 죽었던 나사로는 살아났습니다.
오늘 성경의 이 이야기는 단순히 죽은 나사로가 살아난 기적을 말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오늘 이 말씀은 예수님을 간절히 기다렸던 마르다와 마리아의 마음을 외면하신 예수님께서, 그들을 외면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죽어가는 나사로를 보며 간절히 예수님을 바라고 기도하였던 마르다와 마리아는 외면당한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예수님은 그들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신 것입니다. 아니 더 나아가서 외면 당한 것처럼 보였던 마르다와 마리아의 기도는 하나님의 더 놀라운 계획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던 것입니다.
CS 루이스는 고통의 문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침묵을 느낄 때, 사실 하나님은 가장 깊이 일하고 계신다. 그 침묵 속에는 은혜가 감추어져 있다.’
우리는 때로 하나님의 침묵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그 침묵은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침묵 속에서 가장 깊이 일하고 계시고, 그 침묵 속에서 은혜의 때를 준비하고 계신 것입니다.
우리는 자녀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자녀가 신앙을 떠나거나 방황하는 것을 보고, 그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지만 하나님의 응답이 없을 때 우리는 절망과 두려움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기도의 기간이 길어지고, 그 가운데 하나님의 응답이 없을 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나님, 제 자녀를 돌보지 않으시는 겁니까?"
"왜 저의 기도는 응답되지 않는 것 입니까?"
자녀를 향한 부모의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시지 않을 때 그 기도는 부르짖음이 되고 울부짖음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때로는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 같은 시간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 시간에서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신다.
구약을 보면 이스라엘 민족은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가게 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이었지만, 죄와 불순종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포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무너졌고, 많은 이들은 생명을 잃거나 이방 땅으로 끌려갔습니다.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약속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고, 그들의 기도는 하늘에 닿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포로 생활을 하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끊임없이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 왜 우리를 버리셨습니까?"
"우리의 조상들에게 하셨던 약속은 어디에 있습니까?"
시편 137편은 이 시기의 슬픔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그들은 하나님의 임재가 상징되던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것을 보았고, 이제는 낯선 땅에서 비참한 삶을 살게 됩니다. 그들은 포로의 시간이 길어지며 자신들이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점점 잃어버려갔지만 하나님은 계속 침묵하셨고, 그 침묵은 마치 하나님이 그들을 완전히 버리신 것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은 여러 선지자를 통하여 이스라엘에게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특별히 하나님은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니라. 바벨론에서 칠십 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성취하여 너희를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
우리는 하나님이 이 절망의 상황에서도 일하고 계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이스라엘이 원했던 시간과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시간은 달랐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즉각적인 구원과 해방을 원했지만, 하나님께서는 70년을 기다리라고 하십니다.
그 70년은 이스라엘에게는 고통이었고, 아픔이었고, 절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은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죄를 돌아보고, 회개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 이 설교를 듣는 어떤 분들은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르다와 마리아의 모습과 포로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스라엘의 모습과 같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런 분들이 계시다면 이 시간 하나님의 위로가 있기를 진심으로 그리고 간절하게 중보합니다.
오늘 어떤 분들은 마르다처럼, 이스라엘 백성처럼 자녀를 보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할 것입니다.
"하나님, 제 자녀를 돌이켜 주십시오."
"하나님, 제 자녀가 세상에서 벗어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해주십시오."
하지만 우리는 때로 하나님의 긴 침묵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마약 우리의 모습이 마리아 같고, 이스라엘라엘 같다면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하나님이 우리를 무시하시거나 우리를 멀리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우리의 기도를 외면하거나 우리를 사랑하시지 않음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오늘도 우리와 우리의 자녀를 위해 일하고 계신 시간입니다.
CS 루이스는 순전한 기독교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그분의 음성을 더 간절히 찾게 한다."
하나님의 침묵은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침묵은 우리를 더 깊은 기도로 인도합니다. 마치 포로기 동안 이스라엘 백성이 말씀을 보존하기 위해 힘쓰고, 자신들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더욱 하나 되는 공동체를 이루었던 것처럼, 하나님의 침묵은 우리를 더 깊은 믿음과 신앙의 길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이사야 55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으니라."
우리의 생각보다 높고, 우리의 간절함보다 깊으신 하나님은 침묵에서도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CS 루이스는 순전한 기독교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은 퍼즐을 맞추듯 우리 삶의 조각들을 완벽히 맞추신다. 그러나 우리가 보는 것은 전체가 아닌 단지 조각일 뿐이다."
자녀를 향한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의 퍼즐의 한 조각입니다. 그 기도를 통해 어떤 역사를 이루실지는 하나님만이 아시는 것입니다.
오늘 자녀의 믿음과 구원을 위해 오랜 기간 기도하지만 응답받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은 무거울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가 조금만 고통 받아도 아픈 것인데, 자녀가 잘못된 길을 걷는 것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플 것입니다. 그 아픔에서 기도하지만 기도에 응답이 없을 때 부모는 스스로를 책망하거나,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듣고 계시고,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눈물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기도는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기 바랍니다. 우리는 우리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보다 하나님이 내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사랑을 기억하며 오늘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자녀를 향한 기도를 멈추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