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 창포리에는 겨울만 되면
바닷가에서 산다는 권영길 · 이향화 씨 부부가 있다.
이들이 한겨울 칼바람 부는 바다에 새벽부터 나가는 이유는
동해에서 사라졌다 돌아온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해안에서도 돌출되어 사계절 바람이 불어오는 창포리는
예부터 청어를 말려 겨울 양식으로 먹어왔다.
부엌 살창에 걸어두었던 청어가 겨울 외풍에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며 과메기가 되었던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유일한 청어 과메기 덕장을 겨울 풍경으로 갖게 되었다.
부부가 청어 과메기를 한 지 30년째.
올해부터 아들과 며느리가 대를 잇고 있다.
평생 맡아온 생선 비린내만큼은 자식한테만큼은
물려주고 싶지 않던 부부였기에 속상한 마음뿐이었지만
곁에서 열심히 일을 배워가는 자식 내외를 보고 있자니
안타깝던 마음은 어느새 기특함과 자랑으로 바뀌었다.
가족들이 모두 모인 저녁 밥상에 과메기 잔치가 열렸다.
윤기 흐르는 과메기는 미역, 김 둘둘 말아 먹고
새콤달콤하게 무친 과메기 무침과 짭조름한 과메기 조림이 입맛 돋운다.
금방 튀겨낸 청어알 튀김은 손주들도 좋아하는 최고의 밥반찬.
정답게 마주 앉은 자리마다 웃음이 가득하다.
오늘도 부부의 과메기 덕장에는 행복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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