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 가면 / 백정해 시 /윤대근 곡 /Msop. 신성희 / pf. 김소강
깊숙이 나무로 둘러쌓인
산사에 가면
맑은 피가 돌고
가슴은 기도로
열려있는 길이 될까
경내에서 떠 마신
감로수 한 사발
입술은 영원히 다물어도
말이 되어 나오고
동행한 바람도
허전하고 쓸쓸한지
후미진 길목에
눈 부릅뜬 가로등도
짙어진 안개가
허전하고 쓸쓸한지
상처 난 나뭇잎
그 위에 앉은 가로등빛
애처러히 호소하네
애처러히 호소하네
떨어져 누운 나뭇잎들만
스산한 바람 되어
영혼처럼 울부짖는 소리로
가슴을 훑고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