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있는 것들은 언제나 빛난다.
화려하고 번쩍이는 건물을 우러러본다.
황혼이 물들고 어두워질수록
도시는 더욱 반짝이고
나는 떨어지는 해처럼 옅어진다.
고독하고 외로웠다.
누군가에게 나를 보여주는 게 싫을 때가 있었다.
나는 타인에게 늘 희미했다.
다시 떠오를 날을 소망하며
도시의 석양처럼 서서히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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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1 노을(sunset) 0:00
노을은 우리에게 매일 말합니다. 뜨겁게 불타올랐던 정오의 태양도 때가 되면 지듯이 인생도 언젠가 저물 것을 예고합니다. 꿈과 사랑을 펼쳤던 시절이 찬란하게 빛났듯이, 삶을 갈무리하는 황혼의 시간도 환하고 깊게 주위를 밝힙니다.
Track2 희미함(dimness) 3:56
지나간 과거를 돌이켜보면 아무리 긴 세월이어도 하나의 점 같습니다. 숱하게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기뻐했던 시간들도 어느새 희미해집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도 막막함에 안개처럼 점차 뿌옇게 변하기도 합니다. 옅어진 나날들은 한 데 모여 삶이라는 하나의 점묘화로 그려집니다.
Track3 소외(alienation) 8:26
해가 질수록 자신은 어두워지지만 도시의 네온사인은 환하게 빛이 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자신을 제외하고 모두가 인생을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갑니다. 인생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칠수록 다른 이들은 무섭게 발전하는 듯하고 스스로가 위축됩니다. 세상은 소외의 아픔으로 가득합니다. 어느 누구도 소외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Track4 하강(descent) 11:35
인생이 탄생에서 죽음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이 세계를 이루는 모든 물질은 하강합니다. 종말에는 어떤 것도 처음보다 상승할 수 없습니다. 모두 기본 단위의 원자로 환원되어 본연의 모습을 되찾게 됩니다. 저녁은 태양이 본래의 자리를 찾아가는 시간입니다. 그 여정은 참으로 아름답게 주변을 물들입니다.
Re 15:04
*플레이리스트의 음악과 글은 모두 창작물이며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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