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공기를 살에 맞대며
눈 덮인 땅을 서걱서걱 걷는 게 좋았다.
눈이 내리면 온 세상은 고요해진다.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와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이 방 안을 메운다.
결국 이렇게 홀로 남을 것이다.
언젠가 이별하며 그들을 추모할 날이 온다.
외로움은 기도가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
다시 만날 이에게 편지로 한 자 한 자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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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1 설원(snowfield) 0:00
홀로 새하얀 눈으로 덮인 설원에 서있다. 눈은 소복하게 쌓이고 온 세상은 조용했다. 사람의 그림자는 하나 보이지 않고 끝없는 지평선이 펼쳐있다. 이 순간 나의 유일한 친구는 고독이다. 왠지 모를 자유와 해방감이 느껴진다. 오롯이 나로 존재할 수 있는 이 곳에서 마음껏 소리를 지른다.
Track2 겨울(winter) 4:20
아늑한 방 안에서 멀리 창 밖을 바라본다. 천천히 내려오는 눈을 보며 소용돌이쳤던 감정의 찌꺼기를 가라앉힌다. 복잡한 생각은 글로 녹여내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의 무게가 기쁘다. 모든 것이 잠잠해지고 평화로이 머물러 있는 이 계절이 참 즐겁다. 오늘은 따뜻한 난로 곁에서 세상의 차가움을 잠시 보류하고 싶다. 추위가 다가와도 내 안에 가득한 온기를 나누어 줄 수 있을 때까지.
Track3 눈송이(snowflake) 7:27
눈송이는 고귀하다.
이 땅에 내려와 자기를 없앤다.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지만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사라진 것만 같았던 눈송이는
물이 되고 구름이 되어 생명을 살리는 비로 돌아온다.
희생의 운명을 다할 때 가장 아름다운 결정체가 되는 눈송이,
눈송이는 고귀하다.
Track4 하얀 발자국(white footprint) 9:43
사람의 인생은 흔적을 남긴다. 자취는 곳곳에 머물다 이내 사라진다. 영원히 기억되리라 생각했지만 금세 녹아버리는 눈처럼 지워지고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 영원할 줄만 알았던 인간의 사랑, 추억, 아픔, 환희 모두 눈길에 찍힌 발자국처럼 다른 계절로 덮인다. 너무 외로워하지 마라. 누군가에게 기억되지 않아도 된다. 모두 한 순간의 영화처럼 막을 올리고 막을 내릴 것이기에.
Track5 반복 13:43
*플레이리스트의 음악과 글은 모두 창작물이며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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