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들어 하늘에 피어난
뭉게구름을 바라보곤 했다.
구름 너머에는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하늘을 날아 언젠가는 그곳으로 가리라 다짐했다.
매일을 숨 가쁘게 뛰었다.
매서운 추위가 살갗을 베는 듯했다.
팔을 뻗어 구름 한 자락을
잡으려고 애썼지만
결코 움켜쥘 수 없었다.
꿈꾸던 구름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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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1 유토피아(utopia) 0:00
우리는 쫓을 수 있는 것을 쫓는 걸까? 불가능한 세계를 상정하고 그것을 향해 어리석게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을 향해 걸어가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꿈꾸던 곳을 막상 가보았을 때 신기루처럼 흩날리는 공포에 휩싸였다. 마침내 도달한 그곳은 내 안에서 만들어낸 허상이었다.
Track2 비행선(airship) 2:40
작은 기체에 몸을 맡긴 채로 그저 흥분한 상태였다. 어딜 가고 있는지 자세히는 몰랐지만 중력을 거스르고 떠올라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높게 올라 점과 같은 세상을 부감하며 자유를 느꼈다. 어쩌면 이곳이 꿈꾸던 세상일지 몰라. 그곳까지 도달하지 않아도 된다. 이곳이 나의 유토피아다.
Track3 춘몽(dream of springtime) 6:10
모든 것이 한순간의 꿈이었다. 모든 것이 한순간의 과거였다. 꿈꾸던 순간만큼은 봄이었다. 흩날리는 벚꽃 잎이 기분을 한껏 달뜨게했다. 찰나의 꿈이 끝난 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음을 자각했다. 모든 것이 봄날의 꿈이었다.
Track4 뭉게구름(cumulus) 12:31
어려서는 달콤한 솜사탕을 손에 쥐고 싶었다. 훌쩍 자란 뒤에는 이불 같은 안락을 누리고 싶었다. 피어나는 구름은 나의 꿈이자 이상이었다. 고개를 들면 보이지만 도달할 수 없고 가질 수 없는 뭉게구름이었다.
Re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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