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도 여행은 필요해! No matter how old you are, you still need to travel!'
소싯적에는 흑백사진에 빠져 살았다. 필름을 감으며 빛과 그림자를 탐닉했지만, 컬러 사진이 넘쳐나자 흥미를 잃었다. 청년기에는 8mm 필름을 돌리며 영화감독이라도 된 듯했으나, 비디오 카메라가 흔해지면서 바람 빠진 풍선처럼 시들해졌다. 누가 싫어하겠냐만, 나는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특히 와이너리나 술의 원산지 양조장을 탐방하는 걸 즐긴다. 밀주 제조장이라면 더 매력적이다. 이제 이 두 가지 취향을 엮어 위와 같은 주제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런던의 세계적인 와인과 스피릿 교육 기관 WSET의 프로그램을 들여와 충북대 평생교육원에서 ‘와인 & 스피릿(Wine & Spirits)’ 강좌를 열었다. 치과의사를 부업 삼을 정도로 재능기부에 열정을 쏟았지만, 와인 강의도 제 쓰임새를 다하자 이제는 다시 청주 그린치과에서 본업에 집중하며 열일 중이다.
틈틈이 우쿨렐레를 배우고, 어찌하다 보니 청주 어반스케처스(USk) 회장 감투까지 쓰고 있다.
나비넥타이, 모자, 코크스크류—이 세 가지는 남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으며 술에 대한 지식 자랑하기, 기막힌 여행 계획 짜기, 재미있고 유쾌한 글쓰기—이 세 가지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앞으로는 어린 시절 충분히 누리지 못한 예체능의 세계에서 살고 싶다. 창조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문화 속으로 깊이 젖어들고, 다른 이들에게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
그동안 브런치 스토리에 기고해왔던 글을 엮어 2025년 5월 31일, 책으로 출간하며 내 삶의 한 획을 긋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그리고, 한 후배의 말처럼 "형, 앞으로 십 년은 형님만을 위해 사세요!" 그 말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볼 작정이다.
'VoyAgeing'은 voyage (긴 여행)와 ageing (숙성)의 합성어로, 여행과 시간이 쌓이며 깊어지는 경험을 함께 의미하는 내가 만든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