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9년 영등포역과 경인선이 개통되면서 한때 서울의 교통, 상업, 공업중심지로 이름을 날렸던 동네가 있다.
바로 서울 최대의 부도심 영등포다. 왕왕 돌아가는 공장의 기계만큼이나 사람도 많고 이야기도 많았던 도시.
거대했던 공장지대는 사라지고 이제 빌딩 숲이 자리했지만
영등포와 문래동 골목을 들여다보면 아직 옛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옛 영등포와 문래동을 회상하고, 달라진 오늘날의 모습을 만나러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마흔아홉 번째 여정을 시작한다.
▶ 최초공개! 영등포에서 만난 배우 김영철의 까까머리 고등학생 시절
영등포는 배우 김영철에게 조금 특별한 곳이다. 바로 50년 전 까까머리 고등학생 시절을 보낸 곳이기 때문이다.
배우가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던 10대의 추억을 떠올리며 걷다 보니 어느새 모교 앞에 닿았다.
등교하는 길목부터 운동장까지 변한 것들도 많았지만, 여전히 변치 않은 것도 있었다.
바로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우뚝 솟아 학교를 지키는 은행나무 한 그루다.
배우 김영철은 나무 그늘 품속에서 옛 기억을 더듬어보며 고등학생 시절로 잠시 추억 여행을 떠나본다.
▶ 반백 년 세월을 품고, 새로이 태어난 영등포 거리
모교를 지나 기차역 너머, 영등포 중심을 가로지르는 영중로로 발길을 옮긴다.
예전이면 포장마차가 일렬로 쭉 들어서 있던 거리.
하지만 오늘날은 작은 블록처럼 색색별로 거리 가게가 들어선 모습이 눈길을 잡는다.
지난 9월부터 변화한 거리는 상인들에겐 겨울엔 춥지 않고, 장사하기도 편리한 모습으로
오가는 시민들에겐 조금 더 깔끔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을 걷던 배우 김영철은 2대째 손수레 상점 시절부터 청과상을 해온 상인을 만나
달라진 영등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빌딩 숲에서 발견한 80년 전 영등포의 역사
거리가 시대에 맞춰 조금씩 변화된 것뿐만 아니라 이젠 고층 빌딩과 쇼핑단지가 즐비해진 영등포.
배우 김영철은 그 빌딩 숲 가운데서 보물찾기를 하듯 오래된 건물을 만난다.
예전 방직공장이 유난히 많았던 영등포. 그중 오늘날 유일하게 남은 방직공장 사무동이다.
수많은 공장이 한국 전쟁 당시 불타 없어졌지만, 1936년 지어진 이 건물만은 기적처럼 잊지 말라는 듯 남았다.
배우 김영철은 이곳에 잠시 머물며 가까이 있음에도 미처 보.지 못했던 영등포의 오랜 역사를 되짚어 본다.
▶ 대를 이어 문래동 골목을 지키는 철공소 부자
영등포 거리를 지나 다시 골목길로 걸음을 옮긴 배우 김영철.
골목 앞 입구부터 망치, 안전 마스크 등 터프한 조형물들이 반겨주는 곳을 만난다.
이곳은 1980년대 청계천 일대에 있던 철공소들이 자리를 옮기면서 만들어진 서울 최대의 철강단지 문래동이다.
변화된 도심 속 낯선 외딴섬 같은 골목은 철을 자르고, 쇠를 녹이고
기계로 무거운 부품을 옮기는 작업 소리로 빼곡하다.
그 가운데 배우 김영철의 귓가를 사로잡는 힙합 음악의 주인공, 스물여덟 살의 청년이 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유난히 멋있어 보였다는 그는 고된 철공소 일을 자청해 시작했다고 한다.
철공소 사업을 시작한 아들에게 땀으로 빚는 일이 얼마나 값진지 알려주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 옆에서 열정을 가지고 자기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아들.
대를 이어 골목을 지키며, 오래된 문래동을 녹슬지 않고 더욱 빛나게 하는 철공소 부자의 속 깊은 이야기를 만나본다.
▶ 영등포 아파트 숲 사이, 목화밭이 생긴 사연은?
공장지대를 잠시 벗어나 길을 걷던 배우 김영철은 아파트 숲 사이에 잘 가꿔진 텃밭을 만나게 된다.
한 고랑씩 자신의 이름을 써놓고 정성스레 농사를 짓고 있는 모습.
배추, 무 등 올겨울을 책임질 김장거리를 심어 놓은 텃밭 옆에서 또 다른 이색적인 풍경을 마주한다. 바로 목화밭이다. ‘문래동’ 이름의 숨은 뜻을 알리기 위해 새하얀 목화밭을 가꾸며 수확해 베개, 이불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는 주민들. 목화솜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문래동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문래동 주민들의 마음을 새겨 넣은 얼굴 문패
텃밭을 지나 다시 들어선 철공소 골목. 배우 김영철은 그 가운데 사람 얼굴 모양의 나무판들을 발견한다.
한 주민에게 물어보니 “얼굴 문패”란다. 도대체 누가 만든 걸까?
그 발자취를 따라 걷다 보니 만나게 된 문패를 만든 주인공.
평생 전업주부로 살아온 그녀는 자기 일을 찾고 싶어 목공을 시작했고
6년 전 자리 잡은 문래동에서 늘 따뜻하게 맞아준 주민들의 배려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어
문패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의 따뜻한 마음씨 덕분인지 척박한 골목에 아기자기하고 이색적인 매력이 생겨났다.
문래동에만 있는 아주 특별한 문패를 만나본다.
▶ 고집스럽게 지켜온 엄마의 맛, 방치탕 모자
철공소 간판들이 빼곡한 골목에서 생소한 음식점이 배우 김영철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방치탕’ 대체 무슨 메뉴일까? 오래된 의자, 식탁, 그리도 메뉴판까지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 물어보니, 소 엉덩이뼈를 탕으로 끓여낸 것이란다.
스무 살에 상경해 일가친척 식당에서 일을 배우며 이 메뉴를 만드는 비법과 가게를 물려받았다는 주인장.
어느덧 이 자리에서만 40년의 세월이 흘렀단다.
뚝배기보다 커다란 뼈다귀와 살코기. 그리고 주인장이 40년간 매일 새벽 3시부터 끓여내는 진국 국물.
오랜 세월의 고집스럽게 이어온 주인장의 손맛을 이제 아들이 지켜 가려 20년 전부터 일을 돕고 있단다.
철공소 골목 안, 대를 이어 진한 맛을 지켜가는 방치탕 모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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