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밥상 - “너의 이름은?” 숨겨진 보물의 참맛
밥상의 새로운 주인공을 만나다!
가까이 두고도 미처 다 알지 못했던
숨은 보물의 참맛에 빠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식재료를 접한다. 특히 산과 바다를 곁에 두고 있어 지천으로 널린 산물의 종류가 끝이 없는데, 이름난 것은 비싼 값에 팔리지만 이름도 잘 모르는 익숙하지 않은 것들은 잡어, 잡초, 잡버섯으로 불리곤 한다. 하지만 몰라서 하는 말. 하나하나 이름도 있고 먹는 법도 다르다. 배고프던 시절 허기는 물론 맛과 영양까지 챙겨준 고마운 식재료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알짜배기 참맛은 거기에 다 있다는데…. 이번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이름나진 않았지만, 이 계절 맛이 잔뜩 든 보물들을 찾아 나선다. 세상에 잡어도 잡초도 잡버섯도 없는 법. 알면 알수록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자연이 준 귀한 보물을 통해 밥상뿐만 아니라 우리네 삶에서 찾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세세히 들여다본다.
■ 잡어의 재발견! - 경상남도 거제시 거제면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 거제도 성포항에는 조업 준비로 바쁜 이들이 있다. 선장인 김수만(54세) 씨는 아내 이원미(54세) 씨, 아들 김동욱(30세) 씨와 함께 새벽 조업을 나선다. 젊은 시절 뭍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지 20년이 흘렀다는데. 어부였던 부모님의 뜻을 이어받아 가족들과 함께 남해를 누비고 있다. 남해의 물살을 가르며 미리 설치한 작업장 그물을 확인하는데, 그의 어망에는 이름난 물고기부터 잡어로 취급받는 생선이 가득하다. 이 계절에 맛이 좋다는 매가리부터 만새기, 잿방어, 술뱅이 등 낯설지만 거제도 사람들에겐 비싼 생선과 바꾸지 않는 별미의 물고기들인데, 녀석들이 뱃일하는 사람들의 밥상을 책임진다.
이름 없는 고기가 더 맛있다는 김수만 씨 부부. 그들은 잡어의 재발견을 보여주겠다며 요리를 시작한다. 이원미 씨는 전갱잇과의 바닷물고기인 매가리를 쌀뜨물에 끓여내 뼈와 살을 체에 거르고, 초벌 양념한 배추를 넣는다. 손이 많이 가지만 어릴 적 기력 보충을 위해 어머니가 끓여주던 추억의 바다 보양식이란다. 고소한 맛이 일품인 문절망둑으로 초무침을 하고, 영양 가득한 쥐치애를 넣고 끓인 매운탕은 애의 신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바닷가 사람들이 누리는 특혜의 맛이다. 신선한 재료로 차려낸 풍성한 밥상엔 이름 없던 재료들이 주인공으로 올랐다. 거제도의 색다른 진수성찬, 그 맛에 빠져본다.
■ 자연의 숨은 맛을 보다! -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
지리산의 드넓은 품에 안겨있는 구례의 방광 마을. 이른 아침부터 길을 나서는 허성자(68세) 씨와 주덕순(71세) 씨는 이곳으로 시집와서 만난 사십년지기인데, 함께 산을 다닌 지도 어느덧 30년 이상이 되었다. 마을 주변 산에는 늦가을이면 맛 좋은 버섯들이 지천인데, 그중에 방광 마을 사람들이 즐겨 먹는 특별한 버섯이 있다. 그 맛을 보기 위해 산비탈을 오르는 허성자 씨와 주덕순 씨. 나무 밑이나 낙엽에 가려져 있어 자칫 밟거나 지나치기 쉽지만, 버섯 농부들은 노련한 솜씨로 버섯을 찾아낸다. 사방에 숨어있어 보물을 찾듯 찬찬히 살펴 꽃버섯, 굽더더기버섯, 다발 방패버섯을 얻는다. 우리가 흔히 아는 송이, 능이와는 다른 낯선 모습이지만 뛰어난 맛을 자랑한단다.
고된 작업을 마치고 돌아와 허기를 채우기 시작하는데, 색이 화려하고 향이 좋은 꽃버섯은 라면에도 넣고, 전을 부쳐 먹으면 향긋하고 든든한 한 끼가 된다. 방광 마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방패버섯은 독성이 있어 끓는 물에 데친 후 하루 정도 물에 담근 후에 조리해야 한다. 방패버섯 요리 하나는 자신 있다는 허성자 씨는 버섯과 가장 궁합이 좋다는 불고기를 선보이고, 제철 맞은 감과 양념에 버무려 새콤달콤한 초무침을 만든다. 거기다 자연의 향이 짙게 배어있는 버섯전골과 굽더더기 된장무침까지 만들면 수라상 부럽지 않은 버섯 한 상이 완성된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버섯의 참맛을 느끼며 하루의 고단함과 마음을 녹이는 허성자 씨와 주덕순 씨. 이름 없는 버섯이 마치 자신들 같아서 일부러 두 사람은 서로의 이름을 불러준다. 이름을 부르는 순간, 산골 마을엔 따뜻한 온기가 차오른다. 그곳에서 자연이 내어주는 귀한 선물로 펼치는 맛의 향연을 만나본다.
■ 무궁무진한 식재료 세계! -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지리산과 섬진강을 곁에 두르고 있는 구례에는 사계절 내내 풍성한 먹거리를 거래하는 오일장이 열린다. 다채롭고 인정이 넘쳐 예로부터 화개장터와 쌍벽을 이루는 영호남의 대표 산골 장터인데, 지리산 자락에서 채취한 나물과 곡물, 약재까지 없는 게 없는 식재료 천국이다. 자연이 내준 먹거리들 가운데 생소한 재료도 눈에 띄는데, 낯선 모양에 이름도 잘 모르지만 예부터 우리 밥상을 풍족하게 채우던 귀한 보물들이다. 장날을 맞아 북적이는 시장에서 낯선 여행지에서 나그네를 만나듯, 그들과 인사를 나눈다.
※ 이 영상은 2024년 11월 28일 방영된 [한국인의 밥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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