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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구원하시는 그리스도의 피]_주원준박사의 구약성경과 신들_19회

cpbcTV가톨릭콘텐츠의모든것 8,637 lượt xem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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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신학자가 설명해 드리는 〈구약성경과 신들〉. 오늘은 피의 신에 대해서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고대 근동 신화의 피의 표상을 이해하면, 피에 대해서는 이해가 될 것이다. 주님이 왜 모세를 죽이려다가 살려 주셨는지는 이해가 될 것이다. 피는 생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므로 주님이 보내신 영이 모세를 해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이 이야기에도 피에 대한 고대 근동의 종교심이 녹아있다.

시나이 산에서 계약을 맺을 때, 모세는 소를 잡아 피를 받은 다음, 절반을 제단에 뿌리고 절반을 백성에게 뿌린 다음 이렇게 말한다. “이는 주님께서 이 모든 말씀대로 너희와 맺으신 계약의 피다”(탈출 24,8) 피를 제단과 백성에게 뿌린 이유는 피가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기 때문이다. 모든 부정 타는 것, 곧 잡귀를 물리치고 오직 주님과 백성만의 순수하고 정결한 공간을 만들려는 행위라고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종교심을 바탕으로 ‘계약의 피’라는 표현을 성찰해 보자. 하느님과 맺은 이 계약은 거룩한 계약, 사람들(백성)을 정화하는 계약, 나쁜 것을 멀리하는 계약, 다시 말해 악한 것을 물리치는 계약, 생명을 주는 계약, 한마디로 참된 계약인 것이다. ‘계약의 피’는 이처럼 고대 근동 신화의 종교심이 농축된 표현이다. 그 고유한 언어의 맥락과 뉘앙스, 언어에 얽힌 종교심을 알아야, 그 표현의 의미를 알 수 있다.

포도주는 포도나무의 피
고대근동에서는 가끔 포도주를 ‘포도나무의 피’로 표현했다. 곧, 포도주는 애초부터 보통의 음료가 아니었다. 그런데 포도주를 ‘포도나무의 피’로 표현한 것은 히브리인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우가릿어 문헌도 아카드어도 마찬가지다. 아카드어로 ‘피’를 뜻하는 ‘다무’에는 ‘붉은 포도주’라는 뜻도 있다. 한편 올리브 기름은 ‘올리브의 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오직 올리브 기름과 포도주는 보통의 기름과 보통의 술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리스도의 피
알렉산드로스 대제가 페르시아 제국을 무너뜨리고 고대 근동을 정복하자 고대 근동에는 헬레니즘이 급속히 퍼졌다. 이스라엘인들도 그리스 교양을 익혀서, 신약성경은 그리스어로 쓰이게 되었다. 하지만 언어가 바뀌더라도 뿌리 깊은 문화적 표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 법이다. 신약 시대의 이스라엘인들도, 히브리어를 잊고 아람어를 사용하고, 식자층은 점차 교양어로 그리스어를 쓰지만, 피에 대한 전통적 종교심을 여전히 간직하고 살았다. 따라서 그리스어로 쓰인 신약성경에 셈족의 종교심이 자연스럽게 투영되었다. 그렇기에 고대 근동의 종교심을 알아야만 신약성경의 종교적 표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신약성경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셨다고 선포한다. 그런데 그 메시지는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우리가 깨끗해졌다’고 표현된다.

“ 우리의 마음은 그리스도의 피가 뿌려져 악에 물든 양심을 벗고 깨끗해졌으며, 우리의 몸은 맑은 물로 말끔히 씻겨졌습니다”(히브 10,22)

구약성경의 전승에 비교적 충실하다는 히브리서에서 이런 상징이 자주 발견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히브리서의 저자는 분명히 구약성경의 피에 대한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치유하는 피’로 말미암아 우리의 죄악이 씻기는 것이다. ‘생명의 피’이기에 그 피로 우리가 살아나는 것이다. 이렇게 구약의 문학적 표상을 자연스럽게 사용하여 그리스도의 죽음을 설명하는 히브리서의 저자도 독자도 셈족의 고대 종교심을 잘 알고 있다. 신약성경을 기술한 사도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십자가에서 흘리신 그리스도의 피가 단지 ‘우연한 사건’이나 ‘전례의 한 요소’로 국한되지 않고 인류 구원의 핵심이라고 고백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피로 우리가 깨끗하게 되었다는 성찰은 히브리서에 국한되지 않고 신약성경 곳곳에 등장한다. 예수님 자신도 피에 대한 이런 고대의 종교심을 공유하셨던 것 같다. 이런 면에서 예수님은 셈족의 일원이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이 직접 들려주신 말씀에서 지금까지 살펴본 피에 대한 고대 근동과 구약성경의 종교심이 듬뿍 묻어난다. 피를 상징하는 음료로 포도주가 사용되는 것도 역시 고대 근동의 종교심과 관련 있다. 이런 피에 대한 상징을 말씀하시는 예수님도 그렇지만, 더욱 인상적인 것은 그 말씀을 듣고 전하는 사도들도, 모두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 이 상징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점이다. 예수님과 사도들은 셈족의 종교심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
구원자의 피가 온 세상과 온 인류를 깨끗하게 만든다, 이 말씀의 배경이 되는 고대 근동의 지식을 이제 이해하셨을 것이다. 셈어와 셈족의 종교심을 공유하는 신약시대 이스라엘인들은 이런 가르침을 퍽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예수님도 이런 상징으로 구원의 신비를 가르치셨고, 그 가르침에 따라 신앙 공동체는 지금도 성찬례를 올린다. 그러나 로마인들은 이런 셈족의 상징을 몰랐다. 그들은 구원자의 피로 온 세상의 죄가 씻긴다는 사상을 이해하지 못했다. 일부 로마인들은 그리스도인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신다’ 그분의 피로 우리가 깨끗해진다...는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다. 곧, 성찬례를 ‘인육식사’로 오해하였고, 그런 오해가 흉한 소문을 낳았고,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나갔다. 결국 그리스도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로마의 박해가 촉진되었다. 로마의 박해가 촉진된 원인은 이런 문화적·종교적 배경의 차이였던 것이다.

이런 ‘문화적 차이’는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반드시 극복되어야 하는 것이기도 했다. 어떻게 해야 하겠나? 그래서 초대 교부들은 그리스도의 피로 우리가 구원받는다는 사실을 비셈족에게 설득하고 증명하기 위해 많은 애를 썼고, 성찰을 심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초대 그리스도교 신학이 발전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있다. 박해를 받는 입장이었던 그리스도교는 피에 대한 성경의 상징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스-로마 문화권 사람들이 이해하기 너무 어려워하니까.. 왜 피로 생명을 얻냐.. 그럼 이 피를 좀 나중에 말하고 다른 말을 하자,,. 이렇게 하지 않았다. 그리스도의 피는 핵심 상징이다. 양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잔인한 박해에 맞서 흘린 ‘순교자의 피’로 우리 모두가 깨끗해진다고 새롭게 고백하였다. 다시 말해서, 박해에 굴하지 않고 피를 흘리는 행위는 그리스도의 수난에 함께하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피로 만민을 치유하고 구원하는 길에 자신의 피를 뿌려 동참하는 것이 된다. 곧, 그리스도를 위해, 그분을 따라 목숨을 바친 순교자의 피도 공경하게 되었다. 이는 교회의 ‘순교 신심’의 기반이 되었다. 이런 초대 교회의 ‘순교 신심’은 조선 천주교도들의 마음에 혈서처럼 새겨진다. 조선조 말엽에 극심한 탄압을 받았던 체험이 한국 가톨릭 신심의 독특한 특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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