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두 가지 기본 상태에는 존재모드와 행위모드가 있습니다.
행위모드는 의도와 움직임(행동)에 집중하는 상태로 사물이나 사람 등의 대상에 집중합니다.
흔히 과거의 기억에 집착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투사를 하여 근원적인 불안감에 사로 잡힙니다.
반면에 존재모드는 지금 여기에 충만하게 머무는 상태로 행복감의 근원이 됩니다.
모든 행복감은 항상 지금, 여기서 느끼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존재모드는 알아차림을 기반으로 합니다. 명상은 이러한 알아차림에 대한 알아차림입니다.
의식의 두 가지 상태인 행위모드와 존재모드는 항상 함께 작동합니다.
다만 어느 한편으로 더 쏠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과도한 행위모드에 기반해서 살아 갑니다. 그러나 그 때에도 미약하나마 존재모드는 늘 작동하고 있습니다.
명상은 존재모드를 더 강화시키는 훈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존재모드의 핵심은 내가 나를 알아차리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논의와 관련해서 아렌트의 행위적 삶(vita activa)과 명상적 삶(vita contemplativa)의 대비는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아렌트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서구 사상사는 관조적 삶을 더 숭상하고 더 고상하다고 여겨왔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노동, 작업, 행위 등의 요소로 이루어진 행위적 삶에 대해서는 소홀히 해 왔다는 것입니다. 더 인간답게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행위적 삶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고 사회적 드러남(출현)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상적 삶의 가치를 폄하하거나 해서는 안되고 둘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아렌트가 이 책을 낸지 70년이 지난 현대 사회에서는 아렌트의 우려와는 정 반대로, 오히려 행위적 삶만 강조되고 명상적 삶이 더 경시되는 경향이 농후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장처럼 우리는 둘 사이의 균형을 잡아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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