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상은 2024년 4월 30일에 방송된 <건축탐구 집 - 건축불황 지금이 집짓기 좋을 때>의 일부입니다.
집짓기 위해 40페이지의 보고서를 쓴 남편
경기도 양평의 어느 타운하우스 단지. 잘 닦인 경사지에 사다리꼴 모양의 거대한 암석을 얹은 것 같은 특이한 지붕을 한 집. 단지 내에서 단연코 눈에 띄는 집이다. 역박공 모양의 지붕이 마치 마징가 제트를 연상케 하여 이웃 주민들은 이 집을 마징가 제트 집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집의 주인은 결혼 2년 차 신혼부부 김대현, 김현영 씨. 전원주택 단지에서 보기 드문 젊은 부부다. 이들은 어쩌다 도시를 버리고 전원에 집을 짓게 된 걸까. 결혼을 약속하고 함께 살 신혼집을 알아보던 시기, 정부의 대출 규제로 전세 대출이 막혔던 상황.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만이 답일까? 대현 씨는 시야를 넓혀 차라리 집을 지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도시를 벗어난다는 건 젊은 부부에게 쉽지 않았다. 특히 서울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현영 씨에게 전원은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대현 씨는 인생을 함께할 현영 씨를 설득하기 위해 40여 페이지에 달하는 주택 마련 보고서를 썼다. 현영 씨는 보고서 끝에 대현 씨가 남긴 편지 때문에 전원생활에 도전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집을 짓기로 결정은 됐지만, 상황은 순조롭게 흘러가지 않았다. 착공이 시작된 22년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난에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쳐, 공사 진행이 예상보다 더딜 수밖에 없었다. 결혼식을 올리고도 갈 곳이 없던 부부는 집이 지어질 날을 기다리며 각자의 부모님 집에서 지내며 주말 데이트를 즐겨야 했다고.
건폐율이 낮아 집을 좀 더 넓어 보이게 하려고 통창과 통유리 등 창호를 많이 사용했다. 층고도 높여서 개방감과 공간감이 느껴지는 집이다. 신혼부부의 집답게 젊고 트렌디한 감각이 돋보인다. 갤러리 같은 집을 원했던 부부의 바람처럼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 거실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조명이다. 심플한 공간에 포인트를 주는 거실 조명과 식탁 조명은 부부가 해외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어렵게 찾아낸 것이라고.
집을 지으며 신혼을 시작한 부부. 불황과 악재 속에서도 꿋꿋하게 집을 지어 나간 부부의 집을 만나보자.
✔ 프로그램명 : 건축탐구 집 - 건축불황 지금이 집짓기 좋을 때
✔방송 일자 : 2024.04.30